19 Feb 2024

CONAN GRAY look.2

과거를 돌아볼 때 떼려야 뗄 수 없는 음악과 패션

Z세대의 아이콘으로서 존재감을 자랑하는 코난 그레이. 있는 그대로의 일상을 묘사하면서 자신의 섬세한 감정을 직시하는 듯한 그의 노랫소리는 세상을 매료시키기 충분하다. 자신을 더 크게 보이려는 모습은 전혀 없고, 눈빛은 차분하게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

Conan Gray look.2

코난의 과거에 대해 알고 싶다면 그의 YouTube 채널을 보면 된다. 꾸밈없는 어디에나 있을 법한 소년이 마음에 드는 패션과 음악을 소개하면서 천진스럽고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가끔 등장하는 친구들도 아주 자연스럽고 개성이 넘친다.

“제가 힘들고 어려울수록 행복한 표정을 보여주려고 하는 성격이에요. 힘들수록 ‘괜찮아, 문제없어!’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소년이었지요. 하지만, 뒤에서는 힘들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돌이켜 보면 소중한 어린 시절이었을지도 모르지요.”

코난은 부모의 이혼과 거듭된 이사를 겪으면서 평탄하다고는 할 수 없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마을도 작았고 친구도 많지 않아 늘 심심하고 외로움을 느꼈는데, 그것이 당시 SNS에 동영상을 올리기 시작한 이유입니다. 우리 세대에게는 전혀 특별한 것이 아니지요. 동영상을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는 것은 마치 게임처럼 느껴지지요. 틈새 콘텐츠라도 그것을 즐기는 몇 천 명의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인터넷의 큰 장점이잖아요. 인터넷은 더 많은 친구를 사귀기 위한 수단이기도 했습니다.”

코난이 소년 시절에 시작한 YouTube 채널을 보면, 얼마 전에 구입한 애착 패션 아이템을 자랑하기도 하고 친구와 쿠키를 굽는 등 평범한 일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어린 시절의 생생한 영상이 남아 있고, 아직 고민이 많던 당시의 노랫소리도 들을 수 있다. 아주 자연스럽고, 꾸밈이 없고, 대단히 솔직한 연주와 노래이다. 코난을 스타의 자리에 올려놓은 노랫소리에는 여전히 순수함이 남아 있지만, 어렸을 적부터 뛰어난 표현력의 소유자였다는 것은 분명하다.

“처음 접한 악기는 피아노였고, 그 후 기타를 치게 되었습니다. 키보드와 우쿨렐레도 가지고 있었지요. 저는 피아노도 좋아했지만, 작곡을 시작한 것은 기타를 치기 시작하면서부터였어요. 곡을 만들 때는 대부분 기타를 이용합니다. 저에게는 기타가 더 자연스러워요. 그 당시에는 다양한 음악의 영향을 받았어요. 하지만, 제가 음악가 집안 출신은 아니었고, 그저 듣고 싶은 음악과 부르고 싶은 노래를 스스로 찾아다녔을 뿐이에요.”

Conan Gray look.2

텍사스에서 소년 시절을 보낸 코난에게 컨트리 음악은 어떤 존재였을까?

“가장 큰 요소는 스토리텔링에 있다고 생각해요. 인생을 이야기로 노래하는 컨트리 음악은 미국 문화의 확고한 형식입니다.”

음악을 속일 수는 없다고 했는데, 본심을 노래로 표현해서 공유하는 데 망설임은 없는 걸까?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고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제가 노래로 표현하는 것은 모두 제가 현실 세계에서 느낀 것이거나 감정 그 자체입니다. 자신의 체험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음악의 가치가 결정된다고 생각해요. 솔직한 것이 최선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다른 생각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의견일 뿐입니다.”

Conan Gray look.2

코난은 항상 스스로 나서서 행동하기보다는 방관자로서 멀리서 조용히 사람들을 관찰하는 수줍음 많은 성격이었다고 한다. ‘People Watching(피플 워칭)’이라는 곡에서는 그런 자신의 그런 아쉬움을 섬세한 노랫말로 엮어 노래를 만들었다. 그러나 사람들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생생한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이 오히려 이상하고 복잡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사람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약간의 심경 변화가 있었지요. 철저히 방관자에 머무르는 사이에 정작 내 인생이 덧없이 흘러가는구나. 이건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 인생을 최대한 음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심경 변화는 작곡에도 반영되었을 지 모르지요. 자신의 껍질을 부수고 나와, 혹시라도 사랑에 빠지는 일이 있다면 용기를 내서 도전해 보고 싶어요. 도전하지 않으면 제 인생이 그냥 그대로 지나쳐가 버릴 지도 모르잖아요.”

Conan Gray look.2

그런 코난에게 ‘패션’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소년 시절의 유튜브 영상을 보더라도 패션이 그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저는 원래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라고 생각해요. 패션을 통해서는 저의 다른 일면을 보여줄 수 있잖아요. 거울에 비친 저의 새로운 모습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패션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지요. 평소에는 청바지나 티셔츠 같은 캐주얼한 스타일을 좋아하지만, 저의 경우는 그런 차림 그대로 무대에 설 수가 없어요. 저에게 패션은 말하자면 ‘갑옷’과 같은 일면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 갑옷을 입으면 평소와는 다른 일도 할 수 있다고나 할까요?”

그런 코난이 Look.2로서 선택한 옷이 캐주얼하고 활동적이면서도 드레시한 스타일이다. 기본적인 반바지 위에 니트 카디건, 대담한 호랑이 무늬가 시선을 사로잡는 미들 삭스에 클래식한 로퍼를 맞춰 신어 포인트를 주었다.

상황에 맞게 편안한 아이템을 착용해서 힘든 일상을 극복해 간다. 10대 시절의 코난이 중고품 가게에서 발견한 보물을 소개하는 YouTube 영상도 놓치지 마시길.


Direction: Shinsuke Nozaka
Photo, Movie: Yoshiaki Sekine (SIGNO)
Stylist: Katie Qian, Emi Ito (ADDICT_CASE)
Hair: Miho Emori
Makeup: Marino Asahi (Y’s C)
Text: Mario Tauchi

CONAN GRAY

■프로필
1998년 12월 5일생,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아일랜드계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 2020년 3월 20일에 출시된 데뷔 앨범 는 전미 앨범 차트 랭킹에 처음 진입하여 5위, 팝 앨범으로서는 랭킹에 처음 진입하여 1위를 차지하는 등 2020년 신인 데뷔 최대 실적을 기록. 2022년 6월에는 두 번째 앨범 를 발표하였고, 2024년에는 Onitsuka Tiger 브랜드 대사에 취임.